4월 26일 토요일 2025년 두 번째 서울역사문화답사를 시작하였습니다.
2025년 서울역사문화답사의 전체 주제는 2024년과 마찬가지로 "특색있는 서울지역의 역사와 문화"이며, 올해에는 서울 한강 이남 지역 가운데 나름의 특색을 분명히 드러내는 7곳을 돌아볼 예정입니다.
올해의 답사는 그동안 진행해 온 서울의 역사 유적들보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동네들이 지역마다의 독특한 특성을 띠게 된 변천의 역사를 살펴보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동네의 역사를 살피는 것인 만큼 때로는 그 흔적을 찾아보기가 어렵기도 하고, 또 너무나 익숙한 공간이기도 하여 그 의미를 되새기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강사님의 설명을 주의 깊게 듣고, 동네의 구석구석을 살피다보면 이번에 기획한 지역들의 역사를 새삼스럽게 돌아보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이번 답사를 통해 여러분께서 살고 있는 동네에서도 그 역사의 흔적들을 찾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4월에는 "서울의 제조업 1번지, 영등포와 문래동"이라는 주제로, 한국방송통신대학교의 남기현 선생님께서 현장 강의를 진행하여 주셨습니다.
영등포와 문래동 일대는 일제강점기에 형성된 서울의 대공장지대로, 오늘날까지 서울에서 제조업 1번지로서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번 답사는 영등포와 문래동에 남아 있는 역사의 흔적들, 나아가 단순한 보존을 넘어 옛 공간을 새롭게 활용하고 있는 현장을 살펴보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답사팀은 서울 지하철 1호선 영등포역 1번 출구에서 3분만 걸어가면 나오는 영등포공원 입구에 모여 답사를 시작했습니다. 영등포공원은 OB맥주 영등포공장이 있던 곳으로, 이미 1920년대에 경성요업 공장이 들어섰고, 이어서 쇼와기린맥주 공장이 들어섰다가 OB맥주 공장이 들어섰습니다. 영등포공원에는 그 역사를 기려 OB맥주 공장에서 사용했던 담금솥이 기념물로서 남아 있습니다. 이어 영등포역 인근에 있는 크라운맥주 영등포 공장 터를 찾았습니다. 오늘날 아파트단지로 변해 있는 크라운맥주 공장 역시 1920년대에 조선요업이 들어섰다가 조선맥주공장이 들어왔고, 광복 이후에 크라운맥주 공장으로 바뀌었습니다. 해당 아파트단지 내에도 그곳이 공장 터였음을 알리는 기념물이 있습니다. 맥주 공장 터들을 돌아본 뒤 영등포역 육교에 올라 영등포역의 역사를 새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육교는 1974년 1호선 전철이 개통될 무렵에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만들어졌다고 하네요. 육교를 건넌 답사참가자들은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집들에서 지금까지도 생활하고 있는 쪽방촌과 성매매집결지의 역사를 살피며, 오늘날 대형쇼핑센터로 바뀐 경성방직 공장 터를 찾았습니다. 경성방직 공장은 오늘날 영등포타임스퀘어로 바뀌어 수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습니다. 그리고 타임스퀘어 한켠에는 옛 경성방직 사무동이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그 역사를 전하고 있습니다. 경성방직 사무동을 돌아보고 잠시 휴식을 가진 답사팀은 맞은편 대선제분 공장을 돌아보았습니다. 현재 문화공간으로 리모델링 중인 대선제분 공장은 공장건물들을 최대한 그대로 유지하며,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할 예정입니다. 대선제분 공장이 있던 자리는 일제강점기 조선제분이 있던 곳으로, 그 곁에는 영등포에서 가장 규모가 컸던 종연방적 공장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종연방적 공장을 살피기에 앞서 답사팀은 다시 경인로를 건너 시흥군청 터를 찾았습니다. 현재 구로세무서가 자리하고 있는 시흥군청 터는 조선 말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영등포의 행정구역이 끊임없이 변경되어온 역사를 웅변해주고 있습니다. 구로세무서 곁에는 서울남부지방법원 등기국이 있는데, 이곳 또한 일제강점기 법원출장소가 있던 곳으로 특정한 공간의 역사가 연속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구로세무서 뒤에는 영등포 화교소학교와 영등포에서 처음 생긴 학교인 영등포초등학교가 있습니다. 이곳에서 영등포에 이주한 주민들의 삶을 한 번더 살펴본 뒤, 다시 종연방적 공장 터로 돌아왔습니다. 오늘날 종연방적 공장이 있던 자리에는 문래자이아파트단지와 에이스하이테크시티, 대형마트 등이 들어서 있습니다. 그 규모가 얼마나 큰지 한눈에 모두 담을 수가 없지요. 에이스 하이테크시티 입구에는 그 공간의 역사를 소개하는 알림판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종연방적 터에서 좀 더 신도림방향으로 걸어가면 오늘날 도심제조업의 명맥을 잇고 있는 철공소 단지가 나타납니다. 소규모 철강업체들이 밀집한 이곳은 평일에는 기계소리가 가득한 공장지대이기도 하지만, 그 사이사이에 예술가들의 창작활동이 벌어지는 창작공간이기도 합니다. 이른바 문래창작촌이라는 별칭으로 알려진 이곳은 일제강점기 조선주택영단에서 영등포공장지대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위해 만든 대규모 주택단지가 조성되었던 곳입니다. 오늘날에도 그때의 건물들이 그대로 남아 철강공장으로 혹은 예술가들의 창작공간으로, 또 문화를 소비하는 다양한 주점과 상점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문래창작촌을 지나 사거리를 건너면 길쭉한 모양의 문래근린공원이 나옵니다. 문래동 주민들의 산책공간인 문래근린공원은 본래 군사령부가 자리하고 있던 곳입니다. 특히 이곳은 1961년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비롯한 군인들이 쿠데타를 모의했던 핵심 근거지인 제6관구 사령부가 있었습니다. 제6관구사령부는 오늘날 서울과 수도권을 지키는 수도방위사령부의 전신이기도 합니다. 답사팀은 영등포역에서 시작하여 문래동까지 걸으며 영등포 지역의 역사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진 뒤 4월 답사를 마무리하였습니다.

열정적인 현장 강의로 뜻깊은 답사를 만들어주신 남기현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늘 서울역사편찬원의 교육 프로그램에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주신 시민 여러분들께도 거듭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올해 서울역사문화답사는 ‘특색있는 서울 지역의 역사와 문화 - 강남편’이라는 주제로 기획되었습니다.
5월에는 "수도권 방어의 요충지였던 대방동"이라는 주제로 대방동 답사가 진행됩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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